2025. 4. 17. 15:18ㆍ자동차
한때 "미니는 작고 불편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이야"라는 말이 자연스러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말은 새로운 미니 컨트리맨(MINI Countryman)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2024년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3세대 미니 컨트리맨은 말 그대로 ‘미니의 틀을 깬 모델’입니다. 공간, 주행감각, 구성 모두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이제는 “가족 SUV”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진화했죠.
'미니다움'에서 벗어난 사이즈
먼저 크기부터 살펴볼까요?
- 전장 x 전폭 x 전고: 4,445 x 1,845 x 1,635mm
- 휠베이스: 2,690mm
BMW의 전기 SUV인 iX1과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어서, 전체 크기나 비율이 상당히 유사합니다. 실제로 휠베이스는 동일하고, 범퍼 디자인 차이로 길이만 약간 짧을 뿐이에요. 그만큼 실내 공간도 대폭 넓어졌고, 뒷좌석과 트렁크 실용성도 크게 향상됐습니다.
귀엽고 콤팩트하던 기존 미니의 이미지를 기대했다면 약간 놀랄 수도 있지만, 실용성 측면에서는 큰 점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실내 디자인
운전석에 앉는 순간 눈에 띄는 것은 미니의 상징, 원형 OLED 디스플레이입니다. 단순한 디지털 클러스터가 아니라, 전체 UI를 원형에 최적화시킨 독창적인 구성이 인상적이죠.
특히 이번 모델에서는 재활용 직물 소재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도어패널, 센터콘솔, 대시보드 등 곳곳에 따뜻한 느낌의 천 소재가 적용되어, 기존 가죽이나 메탈 중심의 차가운 인테리어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보기에도 예쁘고, 만졌을 때의 질감도 부드러워서 만족도가 높아요.
전기 파워트레인
BMW iX1과 똑같은 구성으로 미니 컨트리맨은 이번에 전기차(EV) 버전으로도 출시되었습니다.
- 기본 모델: 전륜구동 / 204마력 전기 모터
- 상급 SE ALL4 모델: 듀얼 모터 / 총 313마력 / 50.4kgf·m 토크 / AWD
이 구성 역시 BMW iX1과 거의 동일합니다. 실질적으로는 BMW의 기술력 위에 미니의 감성을 입힌 모델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가속력은 빠르고, 전기차 특유의 정숙함도 잘 살려졌습니다.
주행감각
미니 하면 떠오르는 단어, ‘고카트 필링’—그러니까 묵직하고 직관적인 핸들링. 하지만 이번 컨트리맨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 스티어링휠은 훨씬 가벼워졌고,
- 서스펜션은 노면 진동을 잘 걸러줍니다.
- 주행 감각은 미니보다는 BMW X1 쪽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반면에, 미니만의 단단한 반응성은 일정 수준 유지되어, 너무 무른 느낌은 아닙니다. 단지 예전처럼 빠릿빠릿한 핸들 반응이나 후륜 추종성은 약해졌고, 전체적으로 ‘안정감’과 ‘편안함’ 중심으로 재조율된 모습입니다.
가족을 위한 미니?
이제 미니 컨트리맨은 혼자 즐기기 위한 차가 아닙니다.
“미니는 예쁜데, 좀 불편하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구매를 망설였던 사람들도, 이제는 실용성, 주행성능, 감성까지 다 갖춘 전기 SUV로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게 됐죠.
- 넓어진 실내 공간
- 따뜻한 감성의 실내 디자인
- 가족 태우기 좋은 승차감
- BMW와 공유하는 강력한 전기 파워트레인
이런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미니의 브랜드는 새로운 방향성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실속 있는 미니’ 시대
새로운 미니 컨트리맨은 과거의 미니를 고스란히 계승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더 많은 사람들이 미니를 경험할 수 있는 문을 열었습니다.
개성과 실용성, 감성과 기술이 균형을 이룬 새로운 전기 SUV.
“미니답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은 미니.”
지금의 컨트리맨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이 말이 가장 어울릴 듯합니다. 감사합니다.